
어둑한 호텔 지하 주차장, 시동이 꺼진 제네시스 G90 운전석 문에 기댄 대표님이 담배 연기를 깊게 내뿜으며 씁쓸하게 웃었습니다.
“박 팀장, 우리 회사가 15년 동안 한 번도 적자 안 내고 잉여금만 40억을 쌓았어. 은행에서도 1등급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우는데, 왜 내 손엔 쥘 돈이 없고 마음은 매일 살얼음판일까?”
저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담배꽁초 대신 날카로운 진실을 건넸습니다.
“대표님, 착각하지 마십시오. 장부상에 곱게 찍힌 그 40억은 대표님의 훈장이 아니라, 목을 죄어오는 보이지 않는 밧줄입니다.”
연매출 50억, 100억을 넘기며 밤낮없이 달려온 대표님들이 가장 흔하게 빠지는 함정이 바로 ‘미처분이익잉여금’입니다. “회사가 돈을 잘 버니 쌓아두면 든든하지”, “세무사가 알아서 결산 맞춰줬으니 나중에 배당이든 뭐든 한꺼번에 해결하면 되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장부상 잉여금이 40억이라 한들, 통장에 현금 40억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까? 공장 짓고, 설비 사고, 원자재 사고, 거래처 외상값 갚느라 이미 다 녹아 사라졌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세청의 눈에는 그 40억이 ‘대표님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순수한 이익’으로 보입니다. 회사의 비상장 주식 가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그 결과 대표님의 주식 1주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워집니다. 만약 내일 당장 불의의 사고로 가업을 승계해야 한다면? 유가족들은 존재하지도 않는 가공의 돈 40억 때문에 수십억 원의 상속세 고지서를 받아 들고 회사를 급매로 내던져야 할 판입니다.
이것은 마치 **’배수로가 막힌 댐’**과 같습니다.
수위가 차오를 때는 웅장해 보이지만, 방류할 수 있는 수문을 제때 만들어두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작스러운 폭우 한 번에 댐 전체가 터져 일대를 집어삼킵니다.
잉여금이라는 거대한 수압을 낮추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치밀한 배수로를 파야 합니다. 주총 결의와 정관 변경이라는 ‘수문’을 정비하고, 배우자 증여를 활용한 이익소각, 대표이사 퇴직금 규정 재정비, 직무발명보상제도 같은 ‘합법적인 배수 파이프’를 연결해야 합니다. 물이 차올라 둑이 터지기 직전에 바가지로 퍼내는 것은 대책이 아닙니다. 엔지니어링 수준의 정밀한 출구 전략이 필요합니다.
지금 모니터 앞의 대표님께 묻습니다. 뼈아프더라도 스스로 답해보십시오.
**첫째, 오늘 당장 대표님의 지분을 자녀에게 물려줄 때 발생하는 증여·상속세를 정확한 ‘원 단위’로 알고 계십니까?**
**둘째, 장부상 쌓여있는 수십억의 잉여금 중, 세무조사나 유고 시 즉시 세금으로 낼 수 있는 ‘진짜 현금’은 얼마입니까?**
**셋째, 지금의 기장 세무사가 매년 ‘문제없다’고 안심시킬 때, 회사의 주식 가치가 얼마로 폭등하고 있는지 단 한 번이라도 시뮬레이션해 보셨습니까?**
침묵이 길어진다면, 대표님의 기업은 안전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터지는 순간을 뒤로 미루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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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의 기업은 지금 안전합니까? 아니면 안전해 보이고 싶은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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