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소장, 이번 결산서 봤지? 미처분이익잉여금만 50억이야. 회사가 그만큼 튼튼하다는 증거 아니겠어?”
강남의 한 일식당 앞, 대리운전 기사를 기다리며 시동 걸린 제네시스 옆에서 K 대표님이 자랑스럽게 던진 한마디였습니다. 20년 넘게 기계 부품을 제조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대표님의 얼굴엔 자부심이 가득했습니다.
저는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웃음기 없이 받아쳤습니다.
“대표님, 그 50억은 훈장이 아니라 대표님 목을 조르는 보이지 않는 밧줄입니다.”
대표님들의 가장 치명적인 착각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세금 내고 남은 순수한 내 돈이니 회사가 안전한 것 아니냐”, “나중에 은퇴할 때 배당이든 퇴직금이든 한꺼번에 정리하면 되겠지.”
천만의 말씀입니다. 지극히 순진하고 위험한 발상입니다.
장부상에 쌓여 있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은 회사의 가치를 비정상적으로 부풀리는 ‘과열된 압력밥솥’과 같습니다. 통장에 현금이 있든 없든, 장부에 찍힌 숫자는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천정부지로 끌어올립니다. 주당 5,000원짜리 주식이 대표님도 모르는 사이에 10만 원, 20만 원짜리 ‘괴물’로 변해버리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압력이 한계에 다다랐을 때 터집니다. 만에 하나 대표님에게 예기치 못한 유고(有故)가 발생하거나 가업을 승계하려 할 때, 국세청은 그 부풀려진 주식 가치를 기준으로 최대 50~60%의 상속·증여세 청구서를 들이밉니다.
자녀들은 회사를 물려받기도 전에 세금을 낼 현금이 없어 주식을 급매하거나 회사를 통째로 넘겨야 하는 비극을 맞이합니다. 땀 흘려 일군 평생의 결실이, 단지 잉여금을 방치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국가에 고스란히 헌납되는 것입니다.
터지기 일보 직전인 압력밥솥을 들고 계시겠습니까? 방법은 명확합니다. 압력 밸브를 열어 증기를 체계적으로 빼내야 합니다.
단순 무식하게 세금을 두들겨 맞는 정기 배당이 아니라, 차등배당, 자사주 매입 및 이익소각, 그리고 정관 개정을 통한 임원 퇴직금 플랜 등 법 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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