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표, 우리 회사 재무제표 봤지? 미처분이익잉여금이 30억이나 쌓여 있어. 이 정도면 아주 탄탄한 회사 아닌가?”
어두컴컴한 호텔 지하 주차장, 시동을 걸기 전 에쿠스 뒷좌석에서 들려온 대표님의 목소리에는 은근한 자부심이 묻어나 있었습니다. 20년 가까이 현장에서 기름밥 먹어가며 매출 100억 대를 일궈낸 경영자의 당당함이었죠.
저는 차창을 내리지 않은 채, 조용히 반문했습니다.
“대표님, 그 30억이 대표님 통장에 있습니까, 아니면 종이 위에만 있습니까? 만약 내일 당장 대표님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자제분이 그 30억 때문에 물어야 할 상속세가 얼마인지 단 한 번이라도 계산해 보셨습니까?”
순간 차 안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습니다.
대표님들은 흔히 착각합니다. ‘회사가 번 돈을 배당도 안 하고 차곡차곡 쌓아두었으니 성실하고 안전한 경영을 했다’고 말입니다. 심지어 “나중에 회사를 물려주거나 은퇴할 때 한꺼번에 정리하면 되지”라며 차일피일 미룹니다.
단언컨대, 그것은 위험천만한 오판입니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대표님의 땀방울이 맞지만, 세법의 세계에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자 회사를 옥죄는 **‘보이지 않는 감옥’**일 뿐입니다.
회사의 잉여금이 쌓일수록 비상장주식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주당 5천 원짜리 주식이 10만 원, 20만 원짜리가 되는 것입니다. 주가가 높으니 좋은 것 아니냐고요? 상장사라면 주식을 팔아 현금화라도 하겠지만, 비상장 중소기업의 높은 주가는 그저 ‘세금 폭탄의 뇌관’에 불과합니다.
이것은 마치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금이 가기 시작한 거대한 유리 수조’**와 같습니다.
물(잉여금)이 차오를 때는 든든해 보이지만, 수조의 벽면돌은 보이지 않는 균열을 품고 있습니다. 언젠가 지분을 자녀에게 넘기려 하거나 갑작스러운 유고로 상속이 개시되는 순간, 수조는 굉음을 내며 깨져버립니다. 잉여금은 만져보지도 못한 채, 최고세율 50%에 달하는 징벌적 세금 고지서만 고스란히 남아 대표님의 가족과 회사를 집어삼키게 됩니다.
이 수압을 낮추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합리적 경영이 아니라, 국세청에 회사의 지분을 헌납하겠다고 서약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수조가 터지기 전에 합법적인 밸브를 열어 물을 빼내야 합니다. 자본 환원(이익소각), 정관 변경을 통한 퇴직금 재원 설계, 직무발명보상제도나 특허권 활용, 차등배당 등 대표님의 법인 상황에 맞는 정밀한 ‘출구 전략’을 가동해야 합니다. 화려한 겉모습에 취해 곪아가는 속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대표님, 묻고 싶습니다.
**하나, 지금 당장 대표님 신변에 변고가 생겼을 때, 자녀가 감당해야 할 주식 가치와 상속세의 규모를 1원 단위까지 파악하고 계십니까?**
**둘, “나중에 한꺼번에 털어내면 되겠지”라는 막연한 위안 뒤로, 매년 늘어나는 세무 리스크를 방치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셋, 지금 대표님의 법인 통장에 있는 그 돈은 진짜 ‘대표님의 돈’입니까, 아니면 언젠가 국가에 돌려주어야 할 ‘잠깐 맡아둔 돈’입니까?**
성공한 기업일수록 숫자의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냉정하게 직시하십시오. 곪은 상처는 덮어둔다고 새살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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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의 기업은 지금 안전합니까? 아니면 안전해 보이고 싶은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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