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표, 우리 회사는 매년 이익이 이렇게 잘 나는데 통장에는 왜 쓸 돈이 없을까? 그래도 장부에 50억 넘게 쌓여 있으니까 든든하긴 하네. 세무사도 문제없다 하더라고.”
지난주 여의도의 한 한정식집, 연 매출 150억 규모의 제조업을 운영하는 김 대표가 보리굴비를 쪼개며 흐뭇한 표정으로 던진 한마디였습니다. 법인을 자식처럼 키워낸 이들이 흔히 짓는 ‘안도의 미소’였습니다.
저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김 대표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대표님, 그 장부상에 쌓인 50억이 지금 대표님 목을 죄고 있는 ‘보이지 않는 감옥’이라는 걸 왜 모르십니까? 통장엔 구경도 못한 그 돈 때문에, 대표님 자녀들은 나중에 회사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순간 정적이 흐르고, 김 대표의 얼굴에서 미소가 싹 가셨습니다.
**쌓여가는 숫자가 만드는 보이지 않는 감옥**
많은 중소기업 대표님들이 큰 착각을 합니다. “이익잉여금이 많이 쌓여있으면 회사가 튼튼하다는 증거 아니냐”, “세금은 나중에 회사를 정리하거나 승계할 때 한꺼번에 처리하면 되겠지”라며 안일하게 대처합니다.
단언컨대, 이것은 시한폭탄의 타이머를 대표님 스스로 누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장부상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실제 통장에 들어있는 현금이 아닙니다. 이미 공장 부지, 기계 장치, 재고자산 등으로 다 녹아 들어가 있어 손에 쥘 수도 없는 ‘가상의 숫자’일 뿐입니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 숫자를 대표님의 진짜 재산으로 봅니다.
이 숫자가 커질수록 기업의 비상장주식 가치는 비정상적으로 치솟습니다. 주식 가치가 오르면 당장 눈앞에 세금이 나오지 않으니 안전해 보입니까? 착각하지 마십시오. 자녀에게 가업을 물려줄 때, 혹은 갑작스러운 유고로 상속이 발생할 때, 국세청은 그 ‘가상의 숫자’를 기준으로 최고 세율 50~60%의 상속세 고지서를 던집니다. 현금은 한 푼도 없는데, 몇십억의 세금을 내기 위해 평생 일군 회사를 헐값에 매각하거나 문을 닫아야 하는 비극이 여기서 시작됩니다.
**구멍 난 댐을 방치하는 대표님들께**
이해를 돕기 위해 법인을 하나의 ‘댐’이라고 생각해보십시오.
매년 발생하는 이익은 이 댐으로 흘러 들어오는 물입니다. 정상적인 댐이라면 수위 조절을 위해 주기적으로 방류를 해야 합니다. 적절한 시기에 급여 설계, 배당, 이익소각이라는 방류구를 통해 물을 빼주어야 안전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법인은 방류구를 ‘녹슨 자물쇠’로 굳게 채워두고 있습니다. 물이 차오르는 것을 그저 ‘풍요로움’이라 착각하며 방치합니다. 결국 수위가 한계에 다다르면 어떻게 될까요? 미세한 균열을 시작으로 댐은 한순간에 붕괴하고, 대표님이 평생 일궈온 가업과 가족의 일상은 거대한 세금 쓰나미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장부상의 숫자는 대책 없이 방치하면 결국 ‘비눗방울’처럼 허무하게 터져버릴 독입니다. 지금 당장 녹슨 자물쇠를 떼어내고 합법적인 퇴로를 열어야 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할수록 물을 빼내는 비용(세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듭니다.
**대표님께 묻습니다. 이 질문에 당당히 답할 수 있습니까?**
1. **지금 당장 회사를 자녀에게 승계하거나 정리한다면, 발생할 세금이 정확히 얼마인지 단 한 번이라도 시뮬레이션해 보셨습니까?**
2. **대표님의 재무제표에 쌓인 이익잉여금 중, 실제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돈’은 몇 퍼센트나 됩니까?**
3. **매년 “문제없다”고 말하는 세무 대리인이, 추후 발생할 수십억 원의 상속세와 가업승계 리스크까지 책임져 준다고 하던가요?**
진짜 전문가는 대표님이 듣고 싶어 하는 달콤한 위로를 건네지 않습니다. 뼈아픈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가장 안전한 타이밍에 탈출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진짜 전문가의 역할입니다. 더 늦기 전에 댐의 수위를 점검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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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의 기업은 지금 안전합니까? 아니면 안전해 보이고 싶은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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